기타큐슈 현지인 맛집, 스케상우동

기타큐슈에서 마지막 식사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스러웠다. 생각보다 짧았던 2박 3일 여행에서 가려고 찾아 놨지만 방문하지 못했던 곳들이 너무 많았다. 초밥, 라멘, 스테이크, 돈부리 등등 찾아 놓은 곳은 많았는데, 나에게 남은 시간은 단 1끼를 먹을 수 있는 시간 밖에 없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 보다는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소박한 음식이 먹고 싶었다. 고민고민 하다가 현지인들이 많이가는 따끈한 우동집으로 정하고, 우엉튀김 우동이 유명한 기타큐슈 스케상우동 우오마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4시간 운영하는 곳으로 고쿠라역에서도 가까운 편이다. 우동말고도 카레와 어묵도 팔지만 우동이 가장 대표 메뉴인 곳. 전체적인 분위기가 점심식사로 동네 분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의 느낌이 있다. 어묵도 골라서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간편하게 식사하기 좋은 분위기 였다. 혼자가서 먹는 사람도 편히 먹을 수 있는 1인 전용 식탁도 있어서 눈치보지 않고 먹기 좋은 곳이다.

여기서 제일 유명한건 우엉튀김이 올라간 우동(430엔), 한국에서 우엉튀김을 먹기는 쉽지 않다보니 고민없이 선택했다. 메뉴판을 보다보니 아침10시까지는 아침식사 전용으로 반찬과 국, 밥이 나오는 정식이 400엔에서 520엔에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만약 호텔 아침 조식을 먹지 않았다면 현지인들이 먹는 식사를 먹으러 와도 괜찮을뻔 했다. 

우동에 빠질 수 없는 튀김, 테이블마다 소스와 함께 튀김통을 올려 놓았다. 눈치 보지 않고 먹고 싶은 만큼 넣어 먹을 수 있는 튀김고명을 보니 바삭바삭해 보였다. 이 우동집 튀김도 맛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타큐슈의 마지막날 마지막 식사인데 먹고 싶은건 다 먹어 봐야 겠다는 싶어서 욕심을 부려서 이것저것 주문 했다.  

일본에서 먹는 마지막 나마비루(생맥주) 점심부터 맥주를 주문했다. 거품이 참 맛있게 있어서 좋았다. 양이 적어지는 느낌이긴 하지만 역시 생맥주에는 거품이 곱게 올라가 있어야 보는 맛이 있다. 다들 점심을 먹는 시간에 맥주를 먹는게 찔렸지만, 이게 여행자의 묘미 아닐까 싶었다. 다른 사람이 일하는 시간에 평상시에 즐기지 못하는 것을 즐기는 것, 작은 일탈로 자유로움을 느끼기 좋아서 낮술이 좋다. 물론 맥주도 맛있어서 더 좋다.

혼자서 먹기에는 양이 많긴했다. 우엉튀김우동(430엔), 모듬튀김(600엔), 생맥주(500엔)을 주문했다. 혼자여행이 아쉬운 점은 혼자서 가면 다양한 음식을 먹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열심히 먹는 수 밖에. 

신기하게 튀김을 주문하면 간장 소스와 함께 갈은 무와 갈은 생강을 함께 준다. 조금씩 간장에 넣어서 먹는 것 같았지만 우선은 아무것도 없이 튀김을 빨리 먹는게 우선이었다. 아무리 튀김을 바삭바삭하게 튀겨도 튀김의 특성 상 튀김은 오래 되면 눅눅해질 수 밖에 없다. 튀김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튀기고 따뜻한 상태에서 빨리 먹는 것. 새우튀김, 오징어튀김, 야채튀김이 골고루 있어서, 생맥주와 함께 마시면, 아주 깔끔하다. 튀김에는 역시 맥주. 

가장 먼저, 튀김을 바삭하게 즐기고, 이 가게에 온 이유인 우엉튀김우동을 먹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맛은 아니지만 현지인들이 올법한 정겨운 맛이다. 짭짤한 국물을 한 숟가락 맛보고, 쫄깃한 면을 먹었다. 그리고 마무리로 쌉쌀한 우엉튀김을 먹었다. 일반적인 우동 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할 법한 메뉴였다. 느끼하기 보다는 쌉쌀한 맛으로 묘한 매력이 있던 우엉튀김이 우동과 잘 어울렸다. 소소하고 정겹게 먹기 좋은 느낌의 음식점이라 편안하게 식사하기 적합한 곳이라는 느낌이었다. 작은 도시 기타큐슈에 어울리는 곳. 

순수하게 나온 그대로 우동을 먹다가 테이블위에 있는 바삭한 튀김고명과 살짝 매콤한 시치미를 넣어서 먹었다. 순수하게 나온 우동도 좋았지만 이렇게 내가 원하는대로 만들어서 먹는 우동도 맛이 괜찮았다. 하지만, 역시 튀김과 우동, 맥주까지 먹다보니 매콤한 반찬이 먹고 싶긴 했다. 일본음식은 간장이나 소금, 미소를 위주로 요리를 하다보니 생각보다 슴슴하게 짠편이다. 짠맛은 있지만 매운 음식은 많지 않다보니 매콤한 음식이 생각 났다. 매콤한 김치가 생각나는거 보니, 이국적인 음식이나 외국음식을 좋아하지만 나는 역시, 한국사람이긴 한가 보다.

 

생각보다 많이 시킨 탓에 우동이 생각보다 남았다. 화려하거나 강렬한 맛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가정식을 먹을 것 같은 소박한 음식이 마지막 식사로 아주 적합했다. 따끈한 우동과 바삭한 튀김, 시원한 생맥주 남겨서 아깝긴 했지만 욕심을 부려서 시킨 것을 후회하지 않는 식사였다. 

추운 겨울에 생각이 날 법한 음식점, 스케상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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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큐슈 스케상우동, 구글평점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