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코에서 기타큐슈로 넘어왔다. 호텔에 짐을 놓고 점심 먹을 곳을 고민하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에 나왔던 탄가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점심이라기엔 늦은 시간대에 방문했는데, 뒤쪽에 상세하게 이야기 하겠지만 그 시간에 방문한건 나의 불찰이었다. 기타큐슈에서 큰 시장인 탄가 시장, 여행 할 때 그 나라의 시장의 방문하는걸 좋아하는 나인데, 방송까지 나왔던 곳이라니 방문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고쿠라역에서 충분히 걸어서 이동 가능한 곳, 기타큐슈는 도보 20분 이내에 거의 모든 관광지 방문이 가능하다.
나는 기타큐슈 여행을 다녀와서 백종원이 출연한 스트리트 푸드파이터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기타큐슈편으로 방송된게 아니라 후쿠오카 편인데 여기 기타큐슈까지 와서 방문하고 간 곳이라 기타큐슈 여행중에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여기 탄가시장을 유명하게 만든 곳은 대학당이라는 식당이다. 보통 시장에서 음식을 구매하면, 길거리에서 먹거나 포장을 해서 숙소에 가서 먹게 된다. 하지만 대학당을 시장에서 구매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200엔은 내면 큰 볼에 밥을 주는데, 시장을 돌아다면서 내가 원하는 대로 반찬을 구매해서 덮밥을 만들어 먹으면 되는 신기한 시스템의 식당을 시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바로 들어가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직원분께서 약간의 영어를 하시는것 같지만 하나도 못 알아 들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니 밥을 가져다 주시고, 메뉴판을 가르치시면서 가격을 알려 주셨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밥만 주문하면 200엔, 밥과 장국을 함께 세트로 구매하면 300엔이었다.
200엔 주고 구매한 밥, 이 밥에 내가 원하는 반찬을 사서 담으면 된다. 밥은 한국밥 처럼 찰기가 있는 밥이 아니라 덮밥이나 볶음밥용 밥처럼 찰기가 부족한 밥이었다. 일본어를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지 당황스러웠지만, 충분히 바디랭기지로 충분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었다. 심지어 참치회는 너무 양이 많아서 반만 달라고 손짓 발짓, 영어까지 쓰면서 조금만 구매하기도 했다.
대학당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나는 4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에 방문했는데, 맛있는 회는 거의 빠지고 몇개 안 남아 있었다. 차라리 그 다음날 방문할껄 이라고 후회를 했다. 시장이 아침부터 운영되어서 판매를 하고 오후에 닫기 때문에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다면 오전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가는걸 추천한다. 심지어 닫은 가게도 몇군데 있었다. 그래서 회 가득 넣은 회덮밥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참치회 조금 사고, 다른 가게에서 회를 조금 샀다. 백종원이 간 영상을 뒤늦게 봤는데, 기타큐슈가 고등어가 유명하다고 한다. 그 방송을 봤다면 반찬가게에서 고등어조림을 구매했을텐데 아쉬웠다.
각각 사온 참치와 사시미, 가라야게(닭튀김)를 대학당에 돌아와서 세팅했다. 반찬을 사서 대학당으로 돌아가면 물을 가져다 주신다. 젓가락은 테이블에 있어서 편히 꺼내서 쓰면 되고, 추가로 필요한 접시나 간장 같은 것은 물어보면 주신다.
밥위에 참치랑 사시미를 세팅했더니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회덮밥이 완성되었다.
참고로, 한국 횟집가서 먹는 회덮밥은 초고추장을 넣어서 비벼먹는 형태의 비빔밥이지만 일본식 덮밥은 비벼먹지 않고 떠먹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케동(연어덮밥)은 밥 위에 연어가 가득 세팅하고 그 위에 와사비를 올려준다. 연어덮밥은 비벼 먹는 것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밥을 한 숟갈 뜨고, 그 위에 연어를 올리고 생와사비를 조금 올려서 먹어야 한다. 이렇게 나오는 회덮밥은 비벼먹지먹고 떠먹길 추천드린다. 그리고 생와사비를 꼭 올려서 드시길.
그리고, 살만한 반찬이 별로 없어서 사온 가라야게(닭튀김). 명란젓과 가라야게를 고민했는데 둘다 사올껄이라고 후회했다. 일본에서 명란젓에 밥 좀 먹어줬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조금 들었다. 나처럼 혼자가는게 아니라면 친구나 연인, 지인과 함께 여러가지 시장 반찬을 사와서 함께 나눠먹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여행이 자유롭고 여유로워서 좋지만 다양한 음식을 함께 쉐어할 수 없는건 너무 아쉽다.
대학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난 다음 시장을 한바퀴 돌아 다녔다. 배가 불러서 구경만 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돌아다녔는데 탄가우동을 발견했다. 엄청 큰 냄비에 어묵과 곤약, 스지, 계란, 무 등을 넣고 끓이고 있는 오뎅집. 아, 이건 안 먹을수 없지. 결국 들어가서 주문을 했다. 배가 부른 상태가 아니라면 더 많이 시켰겠지만 이미 밥 한그릇을 뚝딱 하고 난 상황이라 딱 먹고 싶은것 오뎅, 무, 스지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면 화려한 접시에 담아서 가져다 준다. 근데 역시 늦게 간게 문제인건가 생각보다 짠편이었다. 국물이 짠거면 이해하지만 오뎅이랑 무가 짜서 이건 술을 시켜서 먹어야 하는 건가 라고 고민을 했다. 하지만 배가 부르기 때문에 술은 포기 하고 오뎅, 무, 스지를 먹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스지가 제일 맛있었다. 스지는 잘 모를 수 있는데 소 사태살에 붙어 있는 힘줄로 설렁탕이나 곰탕 같은 소고기탕을 먹을 때 가끔 먹는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부위이다. 짭짤한 국물에 함께 먹기 참 좋았다.
짠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떡집을 발견하고는 팥떡과 양갱을 구매했다. 해외에 나와서도 단짠단짝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나보다 싶었다. 시장에서 먹기는 배불러서 숙소에 들어와서 먹으려고 포장해 왔는데, 이 떡과 양갱도 실패했다. 식감은 부드럽기만 하고 너무 달았다.
탄가시장에서 대학당 말고는 다른 주전부리는 나에게 약간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것저것 다양한 것을 먹고 현지인들이 시장에서 반찬거리를 사고 서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재미있는 경험, 내가 만들어 먹는 덮밥
탄가시장, 구글평점 3.9
탄가시장 대학당, 구글 평점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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